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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머릿수 합치는 것만으론 강한 야당 못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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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스맨※ 댓글 0건 조회 216회 작성일 19-10-3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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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연설서 '정계개편' 강조…한국당과 차별성은? [곽재훈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개혁적·합리적 중도보수"를 기치로 "야권 혁신"을 주장했다. 내년 총선 전 정계개편에 관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비전을 밝힌 셈이다. 다만 오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 내용만으로는 기존 보수야당과의 차별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국정 난맥상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과 정부·여당에게 있으나, 2017년 대선 이후 좀처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야권의 문제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가 진보의 위선과 민주화 세력의 도덕성 파탄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었다면, 3년 전 '국정농단' 사건은 보수정치의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성 문제에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 사건이었다"며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사이 보수정치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표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가득찬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머릿수를 합하는 것만으로는 강력한 야당을 만들 수 없다. 지나온 과거를 당당하게 책임지면서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의 길을 택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력한 야당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과 정의, 평등에 눈 감으며 '자유'만 외치는 외눈박이 보수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며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치가 한국 정치의 새로운 오른쪽 날개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개혁적 보수, 합리적 중도로 야권을 혁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본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정기·임시국회에서 각 교섭단체 정당의 정치적 노선과 정책 방향을 드러내는 장이다. 그러나 이날 오 원내대표의 연설은 바른미래당 전체보다는 당내 비당권파인 유승민계-안철수계 연합세력의 비전을 내보이는 것에 가까웠다. 다만 유승민-안철수계가 현재 원내에서 제3세력임은 맞다.

현재 국회의 의석 분포는 단순히 법적으로 각 정당에 소속돼 있는 인원과는 차이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128석, 한국당 110석의 '양강'은 명실상부하지만, 정의당을 제외하면 바른미래당(28석), 무소속(18명) 등은 각 정파에 따라 사실상 소집단별로 나뉘어져 있다. 이를 반영하면 민주당·한국당 다음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유승민-안철수계) 15명, 대안정치연대 10명(장정숙 의원 포함), 바른미래당 당권파 9명, 정의당 6명, 정동영 대표의 민주평화당 5명, 우리공화당 2명, 민중당 1명 등이다.

유승민-안철수계 신당의 비전은?

오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전반적으로 '보수'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집권 3년차를 지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이 자초한 경제 위기를 피해가려 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도발과 막말에 단 한 마디 항의도 못하고, '기승전-북미대화'에 매달리다 오리무중의 상황에 빠진 외교안보 문제 또한 남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제 위기'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점, 북한에 대한 비판 등은 한국당과 매우 유사하다.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조국'을 8차례 호명했는데, 오 원내대표의 연설에는 '조국'이 17차례나 나왔다. 그는 "문제는 자신만이 옳다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라며 "그 정점에 있는 사건이 최근 석 달 간 대한민국을 블랙홀에 빠뜨린 조국 사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했던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건"이라며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은 동아시아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북중러 군사동맹에 맞선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는 우리 국가안보의 큰 줄기가 됐고 동아시아 평화유지에 기여해 왔다"고 전통적 보수의 안보관을 공유하면서도 "우리가 일본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과거를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본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지난 날 제국주의 침략과 그로 인한 우리 국민의 고통에 대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독도 망언과 위안부 망언, 유력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우리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한일관계에 긴장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또한 마찬가지"라며 "일본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치졸한 경제보복을 가해 왔다"고도 했다.

그는 "일본은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고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 말이 공허하고 불편한 이유는 그 누구보다도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일본 자신이기 때문"이라며 "독일이 그런 것처럼 일본도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주변국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면 이미 끝났을 문제이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불행한 역사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오히려 엉뚱한 이유를 들고 나와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바로 이런 일본의 태도 때문에 우리가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한국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통 우방국 일본도 계속 우리를 자극한다. 지소미아는 감정적 외교에 희생당했다"고 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의 연설에서, 이 부분을 제외하면 한국당과 뚜렷한 차별점을 보이는 대목은 거의 없었다.

그는 대북정책 제안에서는 "대책도 없는 '평화경제 타령'을 중단하고 대북정책을 근본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거나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결코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 원칙을 지킬 생각이 없다면 우리 또한 대화 중단을 각오하고 냉정하게 상대해야 한다. 북미 협상에 들러리서는 것을 중단하고 협상을 접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정도 각오 없이는 벼랑 끝 전술에 능수능란한 북한을 상대로 핵 포기를 결코 끌어 낼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경제 분야의 주된 과제를 "노동시장 개혁"으로 진단하고 "문재인 정권이 추진한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경제 침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탄력근로시간 적용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고 유연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보완 입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보수적 시각의 해법이다.

노조가 반대하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 '유연근로제 확대'에 이어 그는 "현재 주52시간 근로시간을 시행 중인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결과들을 관찰하고 추가적으로 발견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충분한 대비책을 세운 뒤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해도 늦지 않는다"라며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50인 이상 사업장 근로시간단축 확대를 1년 간 유보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어렵지만 바른 길' 대신 나라 경제를 망치는 쉬운 선택을 고집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을 "작정을 하고 예산을 들이붓는 돈 잔치", "세상만사를 국가재정으로 때우고 보는 재정 중독"으로 비난한 것 또한 한국당과 판박이였다. 

오신환의 '패스트트랙 해법'은…"선거법,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토론하자"

오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인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 "선거법 합의 처리 원칙만큼은 지켜져야 한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행 소선거구제, 그리고 중대선거구제 세 가지 대안을 동시에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본회의 표결에 앞서서 전원위원회를 소집하고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무제한 토론을 거쳐 국회의원 각자의 양심에 따른 자유투표로 결정하자"고 자신의 제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선거법을 힘으로 강행 처리하면 다음에 새롭게 정권을 잡은 쪽에서 또다시 힘으로 고치려 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며 "비례성 강화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당리당략을 앞세워서 한쪽은 힘으로 밀어붙이고 다른 한쪽은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논쟁만 되풀이될 뿐이다. 양측 입장 차이가 커서 도저히 합의가 어렵다면 최소한 일방적인 강행처리만큼은 피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기 전에, 조국 비호를 위해 검찰을 겁박하며 수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검찰개혁의 요체는 그동안 아무런 의문도 없이 검찰에 쥐어준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검찰은 기소권만 갖게 하고 1차 수사는 경찰이 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며 "이처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개혁을 제대로 해내면 그 동안 검찰개혁 방안으로 제기돼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 소속 금태섭·조응천 의원 등의 주장과 유사한 대목이다.

그는 "백 번 양보해 검찰과 경찰을 도저히 믿을 수 없으니 굳이 공수처를 만들어야 한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제출한 공수처 설치 법안은 절대로 통과돼서는 안 된다"며 "공수처를 만들어서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반민주적이며 이치에 닿지도 않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한 입으로는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의 직접수사권 축소와 수사-기소 분리를 요구하면서, 다른 입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괴물 조직'을 창설하자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더구나 민주당은 공수처장은 물론 공수처 차장과 수사 검사까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정권 직속 어용수사처 창설'이며, 군사정권 시절 청와대 직속 공안검찰의 부활이지 결코 검찰개혁이 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민주당·한국당 교섭단체 연설에서 주요 의제로 제기된 '공정'과 관련해 오 원내대표는 "대학입시제도 전반에 걸친 전면적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대학입시제도 개편 문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둘러싼 기득권층의 비리를 확실하게 뿌리뽑고 수시전형의 불공정성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정시비율 상향 조정은 수능시험 한두 문제가 학생들의 인생을 뒤바꾸는 문제점의 개선 방안과 함께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다소 전향적인 지적을 했다.

또 그는 "대입 제도 개편 문제와 더불어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된 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 문제 또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며 "전국 의학‧법학 전문대학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서라도 '조국 사태'와 유사한 입시 부정 사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사법시험 부활과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진지하게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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